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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뜨락에서] 어린이 마음

새롭게 태어난 생명은 아름답다. 아직 혼자서는 세상을 살아내는 힘은 약하지만 그 세상을 바라보는 눈은 무엇도 비교할 수 없이 맑은 세계를 품고 있다. 그런 까닭에 태어난 새 생명은 우리에게 기쁨을 준다. 오래전 잃어버린 깨끗한 세계를 느낄 수 있고 생명의 귀중함과 그 놀라운 힘과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생명의 기운을 바라볼 수 있다.      오직 사람의 힘이 유일한 동력일 때 아이들의 태어남은 큰 축복이었다. “너희의 자녀는 장사의 손에 화살 같다”라고 말해주는 성경의 한 줄을 읽다 보면 그 시절 아이들에 대하여 품은 생각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많은 자손은 앞으로 더 많은 노동력을 가진다는 의미이니 더 많은 힘센 손은 더 많은 소득을 더 많은 재산을 더 많은 세력을 가질 수 있다는 희망으로 읽힌다.   그러나 이런 물질적 이유보다 앞서는 것은 자신의 후손을 향한 조건 없는 사랑이 있어 세상 어떤 것보다 새 생명의 탄생을 기뻐하고 즐거워하는 이유가 된다. 내일을 바라보고 꿈꾸는 사람은 더 나은 내일에 담는 희망을 설계하고 그 내일을 내일도 쉬지 않고 만들어가는 존재가 되는 아이들에게 희망을 걸고 있다. 아이들이 귀한 어린이가 되는 이유이다.    그리 오래지 않은 세월 전에는 그러나 어린이를 온전한 사람으로 셈에 넣어주지 않았다. 아직 사람으로서의 역할을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인지 금이야 옥이야 귀하게 키우며 그 자라나는 모습을 가슴 벅찬 즐거움으로 삼으면서도 아직 사람대접하는 데는 인색했던 이상한 어린이 대접이 있었다. 어른의 마음으로 어린이를 바라보았던 그때에는 어린이의 마음을 알지 못했던 것 같다. 성경 속 일화 하나. 천국을 가르치던 예수님 곁으로 아이들이 자꾸 다가오자 훗날 성자로 추앙받게 되는 제자들조차 아이들을 꾸짖고 “저리 가”하며 밀어내려 하자 예수님은 당시로써는 뜻밖에 가르침으로 어린이들을 받아들인다. “천국의 주인은 이런 어린아이들이다.” “어린아이와 같지 아니하면 천국에 들어갈 수 없다.” 어린이의 마음을 세상에 밝게 드러내는말씀이었다.      어린이의 맑은 눈동자와 표정을 마주하면 어떤 악인도 이겨낼 수 없다. 어린이의 마음은 단순하다. 단순하고 순진한 사람은 좀 모자란 사람 취급을 당하는 세상에서 그 값을 제대로 받을 수 없을지는 모르나 여전히 어린이 마음은 그런 세상에서도 귀한 것이 되고 있다. 오히려 점점 더 귀중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음이다. 전쟁의 연기 속에 눈물이 가득한 어린이들의 얼굴에 세상 모든 사람은 조건 없이 가슴 아파하며 그런 상황에 분노하고 있다. 사람들이 무엇인가 한 줌 건네면 가게 주인이 과자를 내주는 것을 본 어린이가 대추 씨 한 줌 내밀며 사탕 과자를달라 하자주인아저씨 씩 웃으며 그냥 내줄 수밖에 없는 때 묻지 않은 단순성이 잃어버리고 싶지 않은 어린이 마음일 것 같다. 아직 아무런 색도 입혀지지 않았고 어떤 모양도 정해지지 않은 어린이의 심성이 이미 칠해지고 굳어버리고 많이 더럽혀진 어른들이 되찾고 싶은 마음이기에 어린이의 작은 손을 잡으며 겸손해질 수밖에 없게 된다.    5월이 계절의 여왕이라 누가 말했지만 5월은 그보다 앞서 아직 벌레 먹은 잎이 없는 싱싱하고 연약한 새잎으로 가득한 어린이들의 마음속 같은 계절이다. 5월의 모습이 어린이들의 재잘재잘 뛰노는 그런 모양이다. 그 속에서 어느 사이 어른이 되어버린 사람들에게 어린이 마음이 한 조각이라도 돌아와 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본다. 안성남 / 수필가삶의 뜨락에서 어린이 마음 어린이 마음 어린이 대접 훗날 성자로

2022-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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